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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섭 소개/일상

나는 실패한 활동가다

by 금융문해 2020.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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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한 활동가다.

2012년인가 토닥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활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로부터 8년이 넘어 2020년. 지금을 돌아보고 정산(?)을 해보니 이게 먼가 싶다.

작년 여러 조직 문제로 이사장, 센터장 했던 조직에서 공식적(?)으로 짤리고 나와보니 객관적인 내 상태를 진단할 수 있었다.

청년 채무자의 부채, 금융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게도 돌아오는 평이...’청년팔이’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가...내가 했던 그간의 활동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내린다.

현장이라고 믿었던 활동 공간에서 굴러먹다보니 나이는 중년을 넘었다. 이제 청년이라고 활동하기에도 머슥한 나이가 되었다.

뒤 늦게 애기도 태어나 가장으로 써도 어깨도 무겁고, 새로 이사할 집 보증금 대출이자도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몇일 전 급하게 돈이 필요해 통장 잔고를 확인하니 여전히 돈 1,000만원도 없다. 가지고 있는 전재산.. 이 것도 그 전 단체 연대보증인으로 되어 있는 대출금과 계산해보면 그냥 제로...

한 때는 신문과 방송에서도 나오고해서 우쭐 했던 기억도 있고, 잘 나간다고 집 식구들에게 자랑했던 기억도 있다. 다 부질 없는 일이다.

활동의 진짜 정산은 성과인데 청년부채 금융, 청년 채무자의 권리는 보호되고 증진 되었는가?
이 부분도 딱히 뭐라 이야기하기 어렵다. 여전히 청년부채문제는 심각하고 여전히 억눌린 청년들의 절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어제 잠시 접었던 채무상담 신청서를 확인해보니 아직도 휴대폰 깡, 작업대출 등 도와달라는 상담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애써 외면 하고 있지만 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몇일전 학자금 대출 이자율을 더 낮춘다는 기사를 확인 했지만 여전히 중앙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이미 쌓여 있는 학자금 부채의 총량을 적극적으로 줄리는 대책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안타깝게도 이런 목소리는 많이 부족하다.
이 활동 영역에서 누군가 나서길 바라지만, 사실 이 것도 내 책임이 크다. 활동을 하면서 누구를 성장 시키지도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가들이 있어 참 고맙고 감사하다.

그간 활동했던 영역의 정산은 냉혹하다.
대실패.. 참담한 결과이다.

나는 스스로 실패한 활동가로 내 삶의 한 부분을 정리한다.
왜 실패했는지 작년 반년, 올해 동안 고민했다.
다 내 역량이 부족한 탓이다.

활동의 실패가 내 모든 삶의 실패를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다.
내 삶은 그것 대로 소중하기 때문이다.

5월 부터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로 했다.
많이 두렵지만 그럼에도 먹고 살려면 해야지...ㅋ

그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아껴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고맙다. 아... 남은 것이 있었네...^^


2020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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