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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금액 인상에 대한 논쟁

경제돌봄 2023. 10. 22. 13:34

미국 은행의 파산 등으로 국내의 예금자보호금액 인상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현행 5,000만원을 늘려 1억으로 해야한다는 주장과 다른쪽에서는 그 방법이 틀렸다는 주장이다. 

나도 무조건 한도를 늘리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윤석헌 칼럼] 바람직한 예금자보호제도 개선방향

뱅크런 차단을 위해 (예금액) 전액 지급보장으로 전환하는 것도 올바른 해결 방안은 아니다. 사전적 위험관리라는 예보 제도의 역할에 차질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즉 전액 보장 아래서 예금자는 자신의 예금이 안전하다는 생각에 금융사 감시 유인이 사라지고 오히려 고금리를 요구해, 금융사의 고위험추구라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게 된다. 한도증액도 마찬가지다.
윤석헌 | 전 금융감독원장
 
지난 3월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뱅크런(예금 대량인출)으로 파산했고 그 여파가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과 유럽의 크레디스위스은행 파산 등으로 이어졌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달 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치솟아 새마을금고가 뱅크런 위기에 휩싸였다.

(중략)

 

이런 상황에서 한도증액보다 오히려 금융사의 위험추구 억제가 절실한데, 대안으로 세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는 자본금 추가 예치 요구다. 금융당국은 단기적으로 배당을 줄여 자본금을 더 쌓도록 요구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자본금 추가 예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
 
둘째, 금융사 파산 때 자산 가치를 보호예금자와 비보호예금자로 나눠 배분하는 방식은 사전적으로 예금자 행태 및 금융사 자산 선택에 영향을 끼친다. 배분 방식으로는 비례분할 방식과 보호예금 우선변제 방식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전자를 택하고 있다. 이를 후자로 전환해 보호예금자를 우선 변제하면, 비보호예금자의 금융사 감시가 강화돼 금융사 위험추구 유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
 
셋째, 차등보험료율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예보는 매년 권역별로 금융사의 경영 및 재무상황 등을 평가하고 예보료율에 반영해 보험료를 차등화한다. 다만 예보법(제30조의2)에서 개별 금융사 차등평가등급 등 요율 관련 사항의 일반공개를 금지하고 있어 제도 운용의 실효성이 낮다. 따라서 평가등급을 공개해 금융사 위험추구 유인을 감소시켜야 한다. 이는 예보가 추구하는 사전적 위험관리자 기능 구현의 첩경이 될 것이다.
 
예금자보호제도 개선은 뱅크런 예방 자체보다 금융사들의 위험추구를 억제하여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뱅크런은 금융시장 불안정 신호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