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은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청년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청년정책위원들의 청년 정책 발표가 끝난 뒤 박원순 서울 시장이 한 말이다. 서울시는 21일 오전 신청사 8층 간담회장에서 '원순씨와 청년들의 이심전심 대화-서울 청년정책 수립을 위한 청책'을 열고 청년들이 제안한 정책을 듣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책에는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조금득 청년명예부시장, 청년정책네트워크 정책위원, 시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자부터 발표자에 이르기까지 청년들이 주축인만큼 행사는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발표를 맡은 10명의 청년정책위원은 청년의 주거와 복지, 일자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신한 정책들을 제안했다. 1·2인 가구를 위한 생활 정책을 제안한 빅진희 청년정책위원은 "7평 남짓한 원룸의 관리비가 24평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원룸 관리비 실태 조사와 방문 조사 등을 통해 투명한 주택관리비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시에 6000개가 넘는 고시원이 있는데 소음이나 통풍 안전 등의 기본적인 요건도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며 "모든 고시원을 바꿀 순 없지만 새로 짓는 고시원이라도 기본적인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주로 원룸에서 자취를 주로 하는 청년들의 현실이 담긴 제안에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건축기획과 정책팀장은 "원룸형주택 관리 표준안은 시에서도 공감하는 내용"이라며 "다만 원룸형의 경우 집이 작기 때문에 개선안을 마련해보겠다"고 밝혔다. 고시원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해서는 "건축 심의를 통해 안전이나 채광 등 기본적인 거주조건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저소득에 놓여있는 청년들을 위한 금융 정책 제안도 나왔다. 한영섭 정책위원은 "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희망플러스 통장사업 등을 확대해 저소득 청년층을 위한 청년행복통장 사업을 제안한다"며 "재무교육과 금융컨설팅 등을 연계해 저축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담당자는 "청년들에게만 최저생계비 200%이하를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서 쉽지 않다"며 "다만 청년들을 위한 재무교육이나 금융컨설팅 같은 부분은 바로 시행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행사 중간중간에는 사회자가 라이브 서울(http://tv.seoul.go.kr)을 통해 생방송으로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리기도 했다. 자유발언 시간에서는 청년 창업에 대한 제안이 나왔다. 청년창업가로 일하고 있는 최우석씨는 "서울시에는 많은 자금 지원책들이 있지만 20대 창업가들에게는 여러 요구사항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다"며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자금을 받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의 일정 비율을 순수창업자금으로 전환해 활용한다면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더 많이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금득 청년명예부시장은 청년 정책 실행을 위한 제언에서 "플랫폼이 열리면 생각이 모인다"며 "이번 청책을 통해 청년들이 단순히 정책의 대상이나 수혜자가 아닌 주체로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내일이 국감인데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행사에 참석했다"며 "책상머리에서 보고 받고 토론하기 보다는 현장에서 청년들이 느끼고 고민하고 고통받는 것에서 얻어진 정책이야말로 절실하고 현실성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아울러 "이번 정책 제안이 벽에 대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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