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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활동> '무담보'는 기본, '무이자' 대출까지... 이게 가능?

경제돌봄 2017. 10. 18. 10:24

'무담보'는 기본, '무이자' 대출까지... 이게 가능?

[1인 가구, 마을과 만나다⑨-탈자본주의2] '관계금융' 실현하는 청년연대은행 토닥


지난해 6월, 직장인 한은혜(33)씨는 조금 특별한 대출을 받았다. 입사 3개월차, 갑자기 반토막이 된 월급 때문에 당장 생활비가 없는 상황. 은혜씨는 "지난 두 달간의 월급은 그동안 밀린 학자금 대출 갚느라, 월세 내느라 이미 '원천징수' 됐다"고 말했다.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신세를 지기도 어려웠다. 은혜씨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1인 가구다.

은혜씨는 자신이 조합원으로 있는 '청년연대은행 토닥(아래 '토닥')'을 떠올렸다. 그리고 은행 카페에 대출신청 글을 올렸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드디어, 저도 (토닥) 대출 신청하는 날이 왔어요. ^^"

토닥에 가입하기 전인 지난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은혜씨는 기존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대학원 공부까지 마치기 위해 받았던 학자금 대출 2000만 원. 은혜씨는 "이전에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 들어가기까지 정기 수입이 없던 8개월 동안, 대출상환이 조금만 늦어져도 독촉전화가 걸려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런데 토닥의 대출은 달랐다. 다음은 은혜씨가 토닥 카페에 남긴 대출후기다. 

"보통 대출을 받으러 시중 은행에 가면 참 그게 마음이 그렇잖아요. 뭔가 잘못 살아 돈을 빌리게 된 거 같아 쭈뼛거리게 되는 마음이요. 그런데 토닥에서 대출상담을 받을 땐 그런 느낌 전혀 없이 너무나 편안했어요. 참 인간적이고 따뜻한 토닥의 진가는 대출을 받을 때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청년들이 5천원, 만원씩 모은 돈으로 대출... 의미가 다르다"

'무담보', '무보증'. 대부업체 광고문구가 아니다. 토닥에서는 정말로 담보와 보증 없이도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이자도 안 정해져있다. 돈을 빌리는 사람이 이자를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자율이자' 제도다. 상환 기간도 12개월 이내에서 채무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사정에 따라 상환 일시 정지가 가능하다. 은혜씨는 대출금 50만 원을 7개월에 걸쳐 상환했다. 채권추심? 그런 건 당연히 없다. 

토닥 대출을 받으려면 일단,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청년연대은행 토닥의 조합원이 되어야 한다. 만 15세~39세, 매달 5천 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후 바로 대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30만 원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출자 개월수 1개월 이상 또는 '토닥씨앗' 5톨 이상의 조건을 채워야 한다. 출자 개월수와 토닥씨앗이 늘어나면 대출가능 액수도 늘어난다. 토닥씨앗은 토닥 조합원 교육, 소모임 등의 활동에 참여할 때마다 쌓이는 활동지수다. 그리고 또 하나, 신입조합원 교육인 '토닥학 개론'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지난 2월 14일 토요일 오후, 2015년 첫 토닥학 개론이 열린 마포구 서교동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를 찾았다. 청년연대은행 토닥 사무실은 망원동에 있지만 참가자 수가 많아서 급히 다른 공간을 빌렸다. 일주일 전 조합원 정기총회에서 제2대 토닥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진회(26)씨가 이날 토닥학 개론 진행을 맡았다. 김 이사장은 "보통 신입 조합원 교육 하면 3명 정도 오는데, 오늘은 10명이 왔다"며 "역대 최대 인원"이라고 기뻐했다. 대전에서 기차를 타고 온 신입조합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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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트레이너 '피터' 한영섭씨는 "주류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이 아니라, 내 욕구를 중심으로 내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생애설계와 재무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서는 '가계부 워크숍'과 '돈잇수다' 등 청년재무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