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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0년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금융리터러시 2020. 3. 13. 09:25

한국은행, 2020년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개요
[통화신용정책 운영 여건]
1.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 중 국내외 경제·금융여건을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성장세 둔화 흐름을 지속하였다.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유로지역은 투자 부진으로 낮은 성장세가 이어졌다. 일본도 소비 부진으로 성장흐름이 여전히 미약하였으며, 중국은 금년 들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등으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다가, 1월 하순 이후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주요국 금리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미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해 대체로 강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약세 전환되었다.

2. 국내경제는 지난해 말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설비투자도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1월 중에는 수출도 다소나마 개선되는 움직임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2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약화되었다. 한편 1월 중 고용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개선 움직임이 지속되었다.

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하고 정부정책 측면의 물가하방압력이 이어졌으나, 농축수산물가격의 기저효과와 공급요인의 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금년 1월 중 1% 중반으로 높아졌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0%대 후반의 오름세를 나타내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에서 등락하였다.

주택 매매가격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영향으로 서울지역의 상승폭이 축소된 반면 인근 수도권에서는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었다. 비수도권은 일부 지방광역시의 가격이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세가격은 입주물량 감소, 청약대기에 따른 전세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해 4/4분기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4. 국내금융시장에서 장기시장금리와 주가는 국내 경기개선 기대 등으로 상승하다 1월 하순 이후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하락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하락 후 상당폭 상승하였다.

5. 가계대출은 주택 구입 및 전세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되었다. 기업대출은 은행의 적극적인 대출취급 노력 등으로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었다.


[통화신용정책 운영]

6. 한국은행은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0%)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완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안정에도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무역분쟁, 코로나19의 확산 및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 국내외 리스크 요인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이러한 정책기조 아래 한국은행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여 운용하였다.

7. 이 기간 중 기준금리 결정과 그 배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1월 회의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경기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였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의 조정과 수출의 감소 추세가 이어졌지만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고 소비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흐름을 나타내었다. 이에 따라 국내경제는 지난해 11월의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고 석유류 가격이 상승하면서 12월 중 0%대 후반으로 높아졌는데, 이후에는 1% 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편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되고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 변화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였으며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국내경제는 1월 하순 이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발발과 확산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되었다. 설비투자의 부진이 완화되었지만,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불안심리 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과 생산활동도 부분적으로 차질을 빚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이에 따라 금년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2.3%→2.1%)되었는데, 동 전망은 코로나19의 확산이 3월 중 정점에 이른 후 진정되기 시작하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다만, 코로나19의 전개상황에 따라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편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전환,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1월 중 1.5%로 높아졌으며, 당분간 1%대 초반을 보이다가 다소 낮아져 연간으로는 1% 내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처럼 거시경제 여건이 단기간 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에 이른 후 진정되기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장기화될 것인지를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국내수요와 생산활동의 위축은 경제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감염위험에 따른 불안심리의 확산에 주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금리 조정보다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취약 부문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 보다 시급하고 효과성도 크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높고 정부의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였다.

8. 한국은행은 3월 9일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총한도를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5조 원 증액하여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한도 유보분을 5조 원 늘려 관광, 외식, 유통 등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과 중국으로부터 원자재·부품 조달 및 대중국 수출 애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기업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소기업대출안정화 프로그램의 여유한도를 활용하여 신성장·일자리지원 프로그램의 한도를 1조 원 증액하였다.

9. 한국은행은 국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하여 금융·외환시장 안정 노력도 지속하였다.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 등과 관련하여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 개최 등을 통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점검하였다. 아울러 1월 28일부터 「코로나19 대책반」을 가동하여 코로나19의 전개상황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신축적인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시중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였다. 3월 들어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가속화, 미 연준의 전격 금리인하,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통화금융대책반 회의」 등을 개최하여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시 가능한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해 금융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금융시스템 내 잠재리스크의 선제적 포착 및 조기경보를 위해 노력하였다. 지난해 12월 「금융안정회의」에서는 가계 및 기업 신용시장, 자산시장, 금융기관 등의 부문별 취약성을 분석하고 예상치 못한 충격 발생에 대비한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점검하였다.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

10. 향후 성장 및 물가 전망을 살펴보면, GDP 성장률은 코로나19의 확산이 3월 중 정점에 이른 후 진정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 하에 금년과 내년 중 각각 2.1% 및 2.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일시 위축되겠으나,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고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감염사태가 3월 중 진정되기 시작한다면 민간소비와 수출도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2/4분기부터는 성장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양상 등에 따라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금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로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하고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도 이어지겠으나 공급측면에서의 물가하방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축산물가격이 예년 평균을 크게 하회했던 지난해보다 높아지는 가운데 석유류가격도 유류세 인하 종료 등으로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경기가 개선되는 가운데 복지정책영향 축소 등으로 금년보다 높아진 1.3%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 및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은 금년 중 0.7%, 내년에는 1.1%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물가경로에는 코로나19 진정에 따른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일부 공공서비스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 등 상방 리스크와 통신·의료 등에 대한 복지정책 강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수개선 지연 등의 하방 리스크가 혼재해 있다.

11. 한국은행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0%)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무역분쟁,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

<보고서 원문서>

http://www.bok.or.kr/portal/bbs/B0000156/view.do?nttId=10056966&menuNo=200067&page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