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섭 소장 코멘트, 첫돌 선물로 금반지 대신 주식…‘자산키우기 조기교육’의 명암
[한겨레S] 스페셜 스토리
돈 배우는 아이들
자녀명의 주식계좌 트고 유치원에선 시장놀이…투자 교육 활발
자본주의 시장경제 일찍부터 가르치는 신세대 교사와 부모들
노동소득 저가치 시대, 자산 불균형 속 ‘개별화된 고군분투’[한겨레S] 스페셜 스토리
돈 배우는 아이들
지난 6월, 제주 서귀포시 한 어린이집 교실에 작은 시장이 열렸다. 어린이들은 직접 현금으로 물건을 사 장바구니에 담으며 시장경제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수업을 했다. 3~7살 나이의 원아들은 평소 바른 생활을 할 때 동전으로 칭찬을 받는데, 이 돈을 모아 두달에 한번씩 시장에서 원하는 걸 살 수 있다. 7살 아이들은 채소가게, 간식가게, 잡화점, 문구점 등 상점의 주인 역할을 맡아 매대에 상품을 올려놓고 직접 파는 경험을 했다. 고영란 원장은 “유아들이 ‘돈’이라는 매개체를 이해할 수 있는 수업”이라며 “살아보니 어릴 적부터 경제관념을 형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 수업에 접목시켰다. 수 개념을 이해하고 경제교육을 병행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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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자산 증식만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정답인 듯 이야기하고, 의사결정만 잘하면 개인의 노력에 따라 누구나 부의 증식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를 볼 수 없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영섭 ‘세상을 바꾸는 금융연구소’ 소장은 “자산시장의 극심한 불균형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각자 생존전략을 펴는 것인데, 자산 폭등 시대에 지금 아동·청소년기 자녀를 기르는 부모 세대가 희망을 찾지 못하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라며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개인이 자산 증식을 통해 알아서 각자 살아남으라는 생존경쟁 명령이 젊은 부모 세대에게 강요되고 있다”고 풀이했다.한 소장은 “아동·청소년기에 시장경제의 순기능만 배울 경우 성인이 됐을 때 빈곤이나 불평등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를 자산을 쌓지 못한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보게 될 위험성이 있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인식하도록 하고, 시장경제뿐만 아니라 국가의 역할도 함께 이야기하며 균형 있는 관점을 갖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06785.html#csidxb85d14e03406015bde6521b92a387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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