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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교육소득 수준 높은 강남 3구 여성들이 더 날씬, 중앙일보

경제돌봄 2017. 2. 9. 01:10

서울시민들의 비만율을 조사해 보니 구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거주지 별로 비만율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성은 강북구의 비만율이 가장 낮았고, 여성은 강남·송파·서초구 거주자의 비만율이 평균을 밑돌았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서울시민의 비만추이와 결정요인’ 연구의 내용이다. 이 연구는 지역사회건강조사(2011년~2014년치, 누적인원 9만2300여명 조사)를 이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치구별 비만율과 체중조절(다이어트) 시도율 등을 분석했다. 비만율은 19세 이상 성인 주민 중 ‘체질량 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여성 비만율(2014년 기준)은 강남구(7.4%)와 송파구(9.2%), 서초구(9.4%) 순으로 낮았다. 동작구(11.2%)와 영등포구(14%)의 비만율도 양호했다. 반면 금천구와 중랑구 여성 비만율은 각각 22.5%에 달했다. 강북구는 남성 비만율(27.5%·2014년 기준)이 가장 낮았다. 남성 비만율이 가장 높은 송파구(36.7%)와 9.2%p 차이가 났다. 이어 강남구(28%), 양천구(28.3%), 광진구(28.7%), 은평구(28.8%) 순으로 남성 비만율이 낮았다. 서울 전체의 평균 비만율은 남성이 31.7%, 여성이 16.2%였다.
손창우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7일 “남성의 경우는 비만율 차이의 뚜렷한 이유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여성은 강남 3구 거주자의 비만율이 낮은 것으로 미뤄볼 때 소득 수준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녀 모두 거주지에서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비만 확률이 낮아졌다. 지하철 타기가 편리해 자연스레 걷기 등 신체활동량이 증가한 덕이다. 반면 도로 교차로의 차도가 많고, 차도가 긴 지역 일수록 비만 확률이 높아졌다. 차가 다니기엔 편하지만 걷기나 조깅 등 신체활동엔 불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하루 3시간 이상 TV 시청 및 인터넷 사용자는 살이 찔 확률이 더 높았다. 음식을 짜게 먹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도 비만 확률이 높았다.

성별에 따라 비만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소 달랐다. 높은 소득과 교육수준은 여자의 비만 확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나 교육수준 모두 남성 비만율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수준과 관련이 큰 과일 섭취율(최근 한달 동안 하루 한 번 이상 과일을 먹은 비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일 수록 비만 확률이 낮았다. 강남구와 서초구·송파구·용산구 거주 여성의 과일 섭취율은 63.9%~73.2%에 달했다. 반면 여성 비만율이 가장 높은 중랑구 거주 여성의 과일 섭취율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걷기 좋은 환경 역시 비만율을 낮추는 데 유의미한 조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비만율 상위 5개 자치구(강남·송파·서초·동작·영등포) 모두 걷기 만족도가 자치구 중 상위 20% 안에 들었다.

손 부연구위원은 “여성은 본인이 스스로를 볼 때 비만이라고 느끼는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만율이 낮은 강남 3구 여성 주민의 경우 여성 주민의 80%가량이 꾸준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점도 이 지역 여성의 비만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