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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한영섭, 청년연구자가 바라는 희망제작소의 역할, 희망제작소, 2018.7

경제돌봄 2018. 7. 12. 23:18

희망제작소 희망모울 open 기념세미나


시민권력시대, 모든 시민이 연구자다.


- 2018.7.12. 오후 2시 희마모울







[토론문]한영섭, 청년연구자가 바라는 희망제작소의 역할, 희망제작소, 2018.7



청년연구자가 바라는 희망제작소의 역할

- 한영섭 내지갑연구소 -



  모든 시민이 연구자가 되기 위해선 먼저 청년연구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작업이 필요하고 주장한다.

한국사회에서 청년연구자의 현실은 어떤가? 대학의 대학원생은 연구자인가 대학교수의 노예인가? 지금의 대학에서 대학원생은 아직 교수의 갑질을 받아내야 하는 존재인듯하다. 또한 학벌·학위 중심의 연구문화 속에서 좋은 시민-연구자는 나오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성차별’, ‘나이주의’, ‘학위·학벌주의’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장벽을 그대로 나누고 좋은 연구자, 좋은 연구가 나오기는 어렵다.

희망제작소가 한국사회 청년연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겠지만, 몇 가지 함께 해볼 수 있는 작업을 제안해본다.


0. 들어가기 : 발제문에 대한 고민

1. 현실 : 한국사회에서 좋은 연구자가 만들어 질 수 있는가?

2. 걸림돌 : 한국사회에서 좋은 연구자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

3. 바람 : 좋은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한 ‘희망제작소’의 역할 제언

4. 마무리


Q. 발제문에 대한 고민

1) 촛불혁명 이후 시민의식의 성장과 시민참여의 주요 흐름과 동향

- 거버넌스 패러다임 변화, 서울시청년정책네트워크 성과로 동의.

- 최근 지방선거, 청년정치인의 등장으로 사회변화의 마중물.

- 전국 사회혁신 교육연구실천 협업 네트워크 ‘청년연구자’의 연구 보장은?

- 사회혁신 ‘청년연구자’ 발굴 및 육성을 위한 계획이 있는가?

- 대학 內 혁신은 진행되고 있는가? 그 노력은?


2) 시민연구 플랫폼으로서 민간싱크탱크의 역할

- 시민의 필요에 민감한 건전한 지식 생태계 구성의 필요성에 동의.

- ‘민간 정책 협업 풀(Think Pool)' 구성의 구체적인 방법이나 사례가 있는가?


 발제해주신 내용은 한국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업과 플랫폼이다. 그러나 그 사업과 플랫폼은 모두 ‘사람’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본 토론문은 ‘사회혁신’, ‘시민연구 플랫폼’의 선결과제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특히 ‘청년’연구자에 대해,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좋은 청년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한 ‘희망제작소’의 역할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1. 현실 : 한국사회에서 좋은 청년연구자가 만들어 질 수 있는가?

사회변화, 혁신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슬로건도 ‘사람이 먼저다’, ‘사람중심 경제’이다. 희망제작소 정관 목적에도 ‘인간중심의 대안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라는 문구가 있다. 사회를 변화시킬 좋은 연구는 당연히 좋은 연구자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좋은 연구자를 발굴, 육성하는 일은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이다. 오늘 모인 사람들 중에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질문을 바꾸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좋은 연구자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인가 물어보면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있을까? 노벨상 수상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연구자로써 존엄을 지키면서,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돈이 되는 연구가 아니라,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1-1. ‘인분교수’, ‘갑질교수’ 대학원생은 교수의 노예인가? 동료연구자인가?

몇 해 전 대학교수가 대학원생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건에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그 사건이 있은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최근에도 서울대 갑질 교수 사건이 터졌고, 해당교수는 정직 3개월이 되었다. 이에 대학원생들이 집단 자퇴서를 제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왜 대학교수가 대학원생에게 가해지는 가혹행위, 갑질, 성폭력은 멈추지 않고 계속 하는가? 학점, 논문, 박사학위 등 권력관계에 놓여 있는 아주 오래되고 전형적인 한국사회 적폐 아닌가?

최근 한 취업포털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대학원생의 인권은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런 구조적인 환경에서 어떻게 좋은 연구자가 탄생되고 좋은 연구가 나올 수 있겠는가? 대학원생은 교수의 노예, 심부름꾼인가? 협업하는 동료연구자인가?


대학 內 좋은 연구는 좋은 협업문화에서 출발되어야 한다. 대학원생을 학생이 아니라 선임연구자(교수)-후배연구자 또는 동료연구자로 바라봐야 좋은 연구자로 길러지지 않을까?

대우받고 존경받는 교수가 되고자 한다면 먼저 동료(후배) 연구자를 존중해야 하지 않겠는가? 존경은 ‘갑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1-2. 연구는 ‘박사’만 하는 건가요?

토론을 하고 있는 토론자(한영섭)은 박사도 아니고, 석사, 학사도 아니다. 다만 전문대를 졸업했을 뿐이다. 그간 청년부채, 금융관련 연구만 5편을 내놓았고, 꾸준히 기고와 강의등을 통해 연구를 고도화 시키고 있다. 또한 무식하게 독립연구소를 차려 홀로 운영해가고 있다. 토론자 한영섭은 연구자일까?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할까?

한국사회에서 ‘한영섭’과 같은 사례는 아주 특수한 사례이다. 청년 독립연구자가 성장하기엔 사회의 문턱이 높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연구재단에서 2018년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공고문의 일부를 캡처했다. 지원대상이 조교수 임용 5년 이내, 박사학위 취득 10년 이내 연구자이다. 일반인 연구자가 낄 자리는 없다.


다행히 최근엔 서울시 청년허브, 광주시 청년센터, 수원시 청년바람지대 등 청년중간 기관을 통해서 학위 없는 청년들도 연구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지원의 예산은 적고 지속적이지 않아 청년연구자가 온전히 연구자로 살아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희망제작소에서도 ‘돌아온, 온갖문제 연구 프로젝트 -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 프로젝트는 시민 누구나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장을 열어내고 있어 반갑다. 그러나 연구당 최대 300만원, 3개 연구로 너무, 너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 걸림돌 : 한국사회에서 좋은 연구자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


2-1) 성차별

대학의 상아탑은 여전히 성차별적이다. 연구는 남성의 전유물인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2016년 발표한 국내신규박사학위취득자 실태조사에서 2015년 졸업자 중 남성 65.9% 여성 34.1%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연구 중 휴학 경험 비율이 남성의 14.6%, 여성의 20%가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단순하게 비율적으로 여성 보다 남자 박사가 많다고 해서 좋은 연구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억지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간 한국사회 가부장제적인 사회 구조에서 여성의 진출이 사회 전체적으로 더딘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여성에 대한 성차별은 분야를 가리지 않겠지만 연구분야에서도 마찮가지다. 종국에는 성구별 없이 좋은 연구자가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방향이겠지만, 지금은 여성연구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고, 이것을 통해 균등한 기회가 모든 연구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 內 만연해 있는 성희롱, 성폭력을 막아야 한다. 그 책임은 권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득권자에게 있다. 또한 성희롱, 성폭력을 방조, 방관하는 이성-동료연구자의 책임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2-2) 학위·학벌주의

세계적인 학술정보서비스 기업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2018년 발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가 2017년 세계 상위 1%에 해당하는 연구자가 29명 인데 발표된 논문 1만편당 배출 인원이 한국은 0.5명에 그쳤다. 상위 10개국 국가 평균 1.8명인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논문 수로는 93명의 1% 우수연구자를 배출했어야 한다. 이렇게 양만 넘처나고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의 연구 생태계를 곁눈질로 살펴보면, ‘학위’를 따기 위한 연구, ‘밥벌이’를 위한 연구, ‘대학의 돈벌이’를 위한 연구가 아닌가. 이러한 환경에서 좋은 연구가 나올 수 없다.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의 핵심은 한국사회의 ‘학위·학벌’ 중심주의에 원인이 있다.

한국사회에서 시민이 일상의 고민을 연구-논문으로 작성하여 발표하는 사례를 보았는가? 학위 없는 사람이 논문을 발표하는 사례를 보았는가? 권위적인 연구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좋은 연구, 좋은 연구자는 나올 수 없다. 희망제작소에서 말하는 시민이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사회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2-3) 나이주의

경험과 나이가 들면 저절로 좋은 연구자가 되는가? 나이가 어리면 좋은 연구는 할 수 없는 건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발적이고, 싸가지 없지만, 좋은 연구는 나이와 무관하다. 한국사회에서 나이 ‘어린’ 좋은 연구자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은 나이가 어려서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한국사회 ‘나이주의’라는 고정관념과 기득권이 권한과 기회를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스티브잡스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스티브잡스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꽃을 피우지 못할 거라는 체념과 절망의 소리다. 이러한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고 ‘나이 많은 사람들 다 물러가라’는 말이 아니다. 청년이든 중년이든 노년이든 나이, 세대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 좋은 청년연구자도 좋은 석학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3. 바람 : 좋은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한 ‘희망제작소’의 역할 제언


3-1. 대학원생(신진연구자)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힘을 내자.

 대학원생 삶의 질 실태조사 하자.

 교수와 대학원생(후배)연구자 협업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하자.

 대학원생 소득보전 연구기본소득 실험하자.


3-2. 좋은 연구자가 발굴 육성될 수 있도록 ‘시민-연구자 육성 아카데미’를 만들자.

 시민-연구자 발굴·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위·학벌주의’ 연구문화를 깨고 누구나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자.

 시민연구자 양성하고 네트워킹 하여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자.


3-3. 청년연구자가 새롭고, 명랑하고, 도발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

 ‘온갖 문제 연구 프로젝트’와 같은 연구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청년연구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내자.

 시민-연구자 기본소득 실험하자.

돈 때문에 연구자의 삶을 포기 하지 않도록 소득을 지원해주자.

 시민·청년 전문연구자와 시민을 연결시켜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플렛폼 역할을 하자. 시민-연구자는 전문연구자로 성장을 시민은 고민과 재정을 매칭시켜 현장과 전문가 집단을 연결하자.


4. 마무리

토론자는 ‘모두 까기’에 능숙하지 않지만 오늘은 ‘막’나가기로 했다. 앞서 한국사회가 청년 연구자를 대하고 있는 현실과 문화를 살펴보았다. 좋은 연구는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오늘은 지면상 이야기를 못했지만 ‘좋은’ 연구라는 개념도 새롭게 정의가 필요하지 않을까한다. 내 지인은 피규어(Figure)를 참 좋아한다. 만약 지인이 ‘피규어가 인간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연구를 한다면 이 연구는 좋은 연구일까? 쓸모없는 연구일까? 또다른 지인은 식물을 참 좋아한다. 만약 그 지인이 ‘반려식물이 인간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한다면 이 연구 또한 좋은 연구일까? 쓸모없는 연구일까?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가 길을 터주기 바란다.



내지갑연구소는 청년의 좋은 삶을 위한 살림살이 경제를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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