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칼럼 - 한영섭의 금융산책

[한영섭의 에코세대 경제학]묻지마 재테크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경제돌봄 2017. 12. 31. 13:55

[한영섭의 에코세대 경제학]

* 한영섭의 에코세대 경제학은 이코노믹리뷰(언론사) 전문가 칼럼에 기고되고 있습니다.


묻지마 재테크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한영섭 소장(mywalletlab@gmail.com) 


청년들의 ‘호주머니 돈’이 가상화폐, P2P투자로 쏠리고 있다는 기사들이 도배되고 있다. 누가 투자를 고민 하고 있을까? 정말 돈이 없는 청년들은 이것조차 하지 못하는 박탈감에 빠져 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불리려고 판에 뛰어든 청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밤잠 설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권하는 것이 있다. ‘재테크’ 당장 TV, 라디오를 봐라 하루에 재테크 이야기를 안 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 우리는 왜 재테크를 권하는 사회가 되었나. 그리고 이를 적극 수용하는 청년들은 어떻게 탄생되었나.

현재 우리 청년들은 미래 청사진을 그릴 수 없다. 소득이 없든, 낮든, 높든 미래는 불투명하다. 경제적 불평등, 부정부패, 높아도 너무 높은 주거비, 계속 늘어나는 생활부채 등 경제생활과 둘러싼 극심한 현상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열심히 일해서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청년들은 다 알고 있다. 한마디로 미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다.

이런 경제적인 조건에서 청년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별로 없다. 그 선택지 중 하나로 ‘재테크’라도 해서 조금이라도 자산을 불리려는 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다. 이것을 일부 언론과 기성세대 전문가들이 청년들의 ’한탕주의’로 소급해버리는 것은 과도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박에 마음에 출발한 ‘재테크’는 마음처럼 따라 주지 않는다. 재테크라는 시장의 본질도 자산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 게임의 법칙이 적용된다. 자산시장의 큰손(?)들의 장난질에 너무나도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당한다. 그 속에서도 투자에 성공한 극소수 개미들이 있다. 그것이 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내 친구의 친구가, 회사의 동료가 비트코인에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다더라. 이런 소문이 들리면 냉철한 마음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요즘 비트코인에 투자한 일부 청년들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청년들을 자극하기엔 충분하고, 연일 쏟아지는 기사는 더욱 더 충동질하게 한다.

이렇게 청년들이 ‘묻지마, 재테크’를 하게 만드는 사회는 정상적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비정상이다.

주식시장의 초단타 투기도, 부동산 임대로 세입자 피빨아 먹기, 비정한 NPL(부실채권)시장으로 채무자 ‘채무노예’만들기, 블록체인과 새로운 화폐개혁의 시도는 사라진 ‘가상화폐 투기’ 등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테크 수단은 거의 대부분 도덕적, 정의롭지 않다. 오로지 ‘이익’만 있고, 함께 살아가는 연대와 협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급 도덕경에 나올 이야기로 빠졌다. 투자와 정의, 도덕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처럼 보인다.

돈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라고 배웠다. 금융은 가치 ‘중립적’ 이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런 말이 사회를 매정하고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 수익률이 100%가 된다고 하더라도 환경을 오염시키고, 노동자를 착취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기업에게 투자하지 말자. 가치중립적인 돈은 사고를 친다. 모은행이 지들 마음대로 예금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2MB’에게 투자를 하기도 했다.

돈은 가치 지향적이 여야 한다. 윤리적이고, 도덕적이고, 정의로울 수 있다. 세상을 이롭게 발전시키는 개인과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여윳돈이 있다면 사회적기업에게 장기간 투자하고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해주자. 시중의 기업에게 투자하는 것 보다 몇 배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이처럼 금융은 정의로운 힘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우리는 재테크 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는 청년들이 최소한 빚지지 않도록 소득을 늘리고, 비용을 낮추는 일과 다양한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우리 청년들도 사회구성원으로써 의사결정 구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정치에 참여하고, 정책을 만드는 일에 관여해야 한다. 다만 지금의 경제적 조건에서 참여의 힘을 내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다음 사회는 없다. 국가의 주인인 우리가 나서야 한다. 과거 선배들이 민주주의를 피로 쟁취했다면, 우리는 참여로 경제민주화를 쟁취해야 한다.

재테크 보다 사회참여가 우리의 필요를 조달 하는데 훨씬 효과적이고 빠르다. 2018년엔 각자도생에서 협동사회로 과감히 나아가자!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부설 내지갑연구소 소장. 대기업을 다니다 사람들은 왜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고통 받는지 알고 싶어 회사를 때려치우고, 돈에 대해서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특히 청년의 생활경제, 금융, 부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칼럼 <에코세대의 경제학>은 에코세대 청년들의 경제 현실과 사회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통해 더 좋은 삶을 위한 살림살이 경제를 말하고자 한다.

*에코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세대로 신자유주의 문화와 IMF를 경험했던 청년세대를 말한다.



청년의 좋은 삶을 위한 살림살이 경제를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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